클라우드 회사 한국어 보고서, 용어부터 통일하니 가독성이 달라졌다

근 3개월 운영 데이터를 한국어 분석 리포트(Excel)로 만드는 일이 있었습니다. v1부터 v6까지 6번을 갈아엎으면서 배운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.

차트 색감보다 먼저 손볼 것은 “용어”였다.

v1~v3 — 차트 모양만 만지작거리던 시기

처음에는 차트가 못생긴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. 그래서:

  • 격자선 두께를 줄이고
  • 색상 팔레트를 바꾸고
  • 폰트를 맑은 고딕으로 통일하고

그래도 한국어 사용자가 보면 어딘가 어색했습니다. 동료한테 보여주면 “읽기는 읽히는데 좀 번역체 같다” 라는 반응이었습니다.

원인은 차트가 아니었습니다. 표 헤더와 KPI 라벨에 박혀있던 단어들 때문이었습니다.

v4~v5 — 용어 한 줄 한 줄 다시 보기

한국어로 적혀있기는 한데, 자세히 보니 중국어 원문을 그대로 한국어 한자로 옮긴 단어들이 가득했습니다.

원래 쓰던 말자연스러운 한국어
已结单 (이결단)처리 완료
미완료처리중
완결률처리율
건수티켓 수

已结单은 한국어에서 안 쓰는 한자어입니다. 한국 IT 현장에서는 “처리 완료” 가 표준입니다. 완결률도 마찬가지입니다. 보험·은행에서나 가끔 쓰지, 운영팀이 쓰는 말은 “처리율” 입니다.

이 4개만 바꿨는데도 보고서를 받은 사람들의 “어색하다” 라는 반응이 사라졌습니다.

카테고리는 한국어 우선, 원문은 괄호로

또 하나 발견했습니다. 제품 분류명(lvl3 카테고리)을 처음엔 중국어 원문 그대로 두거나, 한국어로만 옮겼습니다. 둘 다 별로였습니다.

  • 중국어만: 한국어 사용자가 못 알아봄
  • 한국어만: 본사·제품팀과 대화할 때 매핑 안 됨

결국 정착한 형식은 이렇습니다.

DDoS 고급방어 패키지·고급방어 IP (DDOS高防包与高防IP)

한국어 우선, 중국어는 괄호 안. 한국 사용자가 1차로 이해하고, 본사·제품팀과 협업할 때 괄호 안 원문으로 매핑이 됩니다. 양쪽 다 만족합니다.

v6 — 차트도 단순화

용어를 정리하고 나니 차트의 어색함도 보였습니다. 몇 가지 작은 결정들입니다.

1. 격자선 제거

시트 단위, 차트 단위 모두 격자선을 껐습니다.

ws.sheet_view.showGridLines = False  # 시트 격자선
chart.x_axis.majorGridlines = None   # 차트 X축
chart.y_axis.majorGridlines = None   # 차트 Y축

격자선이 있으면 데이터 라벨이 안 보입니다. 클라우드 보고서는 데이터 자체가 주인공이라 격자는 방해물입니다.

2. 월별 추이는 LineChart 말고 BarChart

데이터 포인트가 1점·2점일 때 LineChart는 점이 작아서 안 보입니다. BarChart(col)로 바꾸니 1점도 또렷하게 보였습니다.

3. 단일 시리즈일 때 범례 제거

시리즈가 하나뿐인데 범례 박스가 있으면 시각적 노이즈입니다. legend = None 으로 빼고, 데이터 라벨을 막대 끝(outEnd)에 붙이니 더 깔끔했습니다.

chart.legend = None
chart.dLbls = openpyxl.chart.label.DataLabelList(
    showVal=True,
    dLblPos='outEnd'
)

4. 회사 로고는 모든 시트 A1

PNG 로고를 시트마다 A1에 삽입하니 인쇄해도, PDF로 export해도 통일감이 살아났습니다. 시트마다 따로 신경 쓸 필요 없이 한 번 코드로 박아넣었습니다.

회고 — 디자인은 마지막에

처음에는 “차트 더 예쁘게” 가 목표였는데, 정작 사용자에게 닿은 것은 용어 4개를 한국어 표준으로 바꾼 것 이었습니다.

기술 문서를 한국어로 쓸 때 흔한 함정 두 가지입니다.

  1. 번역체 단어를 그냥 두기이결단, 완결률 같은 한자어
  2. 원문을 빼버리기 — 본사와 협업이 끊어짐

해결은 항상 한국어 우선 + 원문 병기. 그리고 차트 디자인은 그 다음 일입니다.

다음 보고서 작업 때는 v1부터 용어 가이드 미리 만들고 시작할 생각입니다. 6번 갈아엎는 일은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.